요리 레시피를 보다 보면 “미소된장 1큰술을 넣으세요”라고 되어 있는데, 막상 마트에 가면 제품명에 “백된장”이라고 적혀 있어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백된장도 미소된장의 일종인 건가? 아니면 아예 다른 종류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단어는 ‘포함 관계’에 있습니다. 마치 ‘김치’와 ‘백김치’의 관계와 같습니다. 오늘은 헷갈리기 쉬운 백된장 미소된장의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고, 요리할 때 어떻게 구분해서 써야 하는지 탐구해 보겠습니다.

1. 미소된장(Miso)이란? (상위 개념)
먼저 미소된장은 특정 제품의 이름이 아니라, 일본식 된장 전체를 아우르는 ‘대명사’입니다.
우리나라의 ‘된장’이라는 단어 안에 강된장, 막장, 집된장이 포함되듯이, 일본의 ‘미소(Miso)’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색깔과 재료, 숙성 방식에 따라 백된장, 적된장, 혼합된장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즉, 마트에서 파는 모든 일본식 된장은 다 ‘미소된장’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2. 백된장(Shiro Miso)이란? (하위 개념)
백된장은 수많은 미소된장의 종류 중 하나입니다. 일본어로는 ‘시로 미소(Shiro Miso)’라고 부릅니다.
- 특징: 콩을 삶아 으깬 뒤, 쌀누룩을 많이 넣고 짧은 기간(일주일~수개월) 숙성시켜 만듭니다. 숙성 기간이 짧아 색이 밝은 노란색이나 크림색을 띠기 때문에 ‘백(白)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 맛: 염분이 적고 쌀누룩의 당분 덕분에 단맛이 강하고 부드럽습니다.
3. 그렇다면 둘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정확히 말하면 “백된장은 미소된장이지만, 모든 미소된장이 백된장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해 보겠습니다.
- 미소된장 = 커피
- 백된장 = 라떼
- 적된장 = 에스프레소
누군가 “커피 한 잔 줘”라고 했을 때 라떼를 줘도 되지만, 에스프레소를 줘도 됩니다. 하지만 “라떼 줘”라고 했는데 에스프레소를 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레시피에 단순히 ‘미소된장’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보통은 백된장과 적된장이 섞인 ‘혼합된장’이나 무난한 맛의 ‘백된장’을 쓰라는 뜻인 경우가 많습니다.
4. 언제 백된장을 써야 할까?
백된장과 일반적인 진한 미소된장(적된장)은 맛의 차이가 확실하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구분해 쓰는 것이 좋습니다.
백된장(순한 맛)이 어울리는 요리
- 가벼운 국물: 두부나 유부를 넣은 맑고 심심한 아침용 장국.
- 소스 및 드레싱: 샐러드드레싱이나 나물 무침 소스를 만들 때. 단맛이 있어 식초나 설탕과 잘 어울립니다.
- 생선/고기 재우기: 메로 구이나 삼겹살을 부드럽게 재울 때 사용하면 잡내를 없애고 감칠맛을 돋워줍니다.
적된장(진한 맛)이 어울리는 요리
- 진한 국물: 조개(재첩)국, 돼지고기 된장국(돈지루)처럼 재료의 맛이 강하거나 기름진 국물 요리.
- 조림: 고등어조림이나 무 조림 등 색이 진하고 짭짤한 맛을 내야 할 때.
마치며
정리하자면 백된장 미소된장의 관계는 ‘종류’와 ‘전체’의 관계입니다.
만약 요리 초보라서 딱 하나만 사야 한다면, 가장 활용도가 높고 호불호가 적은 ‘백된장’이나 백된장과 적된장이 섞인 ‘혼합된장(아와세 미소)’을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제 헷갈리지 마시고 용도에 맞는 맛있는 된장을 선택해 보시길 바랍니다.
백된장이 없는데 한국 된장을 써도 되나요?
권장하지 않습니다. 한국 된장은 콩 함량이 높고 발효취가 강하며 짠맛이 도드라집니다. 반면 백된장은 쌀누룩이 많이 들어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 한국 된장을 쓰면 일식 특유의 깔끔하고 달착지근한 맛을 내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쌈장을 아주 조금 섞거나, 간장과 설탕으로 간을 맞추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미소된장도 끓이면 영양소가 파괴되나요?
네, 그렇습니다. 미소된장에는 유산균과 효소가 살아있는데, 이들은 열에 매우 약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넣고 팔팔 끓이기보다는, 요리 마지막 단계에 불을 끄거나 약불로 줄인 뒤 된장을 풀어 넣고 살짝만 데우듯이 마무리하는 것이 맛과 영양을 지키는 비결입니다.